합성 유저의 가능성과 한계, 그리고 결국 중요한 것
PM으로 일하다 보면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아요. 시간도 없고, 고객 접근도 어렵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막막하죠.
그런데 요즘 이런 말이 돌아요. "AI로 고객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합성 유저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진짜 고객을 만나지 않아도 고객처럼 대화할 수 있다는 거예요.
솔깃하죠. 그런데 실제로는 어떨까요. PM 입장에서 합성 유저가 무엇인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 그리고 왜 결국은 직접 만나야 하는지 정리해봤어요.
참고 문서: Nielsen Norman Group, Synthetic Users: If, When, and How, Radical Product, Why AI-generated synthetic users will lead you astray
- 작성자: 멘토 Fred (서원용)
15초 요약
합성 유저는 이미 알려진 것만 말해줘요. 고객의 진짜 문제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것에 있어요.
AI로 고객 문제를 파악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어요. 빠르고 편리하고 비용도 거의 없어요. 하지만 AI가 주는 건 평균이에요. 고객의 진짜 문제, 이 사람의 이 상황에서 생기는 문제는 직접 만나야만 보여요. AI 시대일수록, AI가 못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PM이 더 중요해져요.
알아두면 좋은 용어
- 합성 유저(Synthetic User): AI가 생성한 가짜 유저 프로필이에요. 특정 사용자 그룹을 흉내 내어 시뮬레이션된 생각, 필요, 경험을 표현해요. 실제 사람을 연구하지 않고 만들어진다는 게 핵심이에요.
- Sycophancy(시코팬시): AI의 아첨 경향이에요. 상대방을 기쁘게 하려는 성질 때문에, AI는 대부분의 아이디어를 좋다고 말하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잘 주지 않아요.
- Unknown Unknowns: 모르는 것도 몰랐던 것들이에요. 진짜 고객을 만났을 때의 가장 큰 가치는 여기서 나와요. 질문하기 전에는 생각조차 못 했던 인사이트요. 합성 유저는 이걸 줄 수 없어요.
- 고객 문제 정의: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문제를 겪는지, 그 문제가 얼마나 급한지를 파악하는 과정이에요. PM이 우선순위를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에요.
Y's Insight
오늘의 Y's Insight는 쿠팡·토스·크몽 등 프로덕트 회사에서 20년간 UX 리서처로 일하며, 0-1 단계 스타트업부터 성장기 제품까지 고객의 문제를 직접 파악해온 멘토 Fred(서원용)님이 작성했습니다.
이제 AI로 고객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고요?
'Synthetic Users'라는 서비스가 있어요. 사용자 그룹과 연구 목표를 입력하면, 몇 초 안에 가짜 유저 프로필과 인터뷰 녹취록을 만들어줘요.
예를 들어 "30대 직장인 PM, 협업 툴 사용 경험 탐색"이라고 입력하면, 이름·나이·직군이 있는 프로필이 생성되고, 그 사람이 어떤 문제를 겪는지 인터뷰 형식으로 나와요. 추가 질문도 가능해요.
빠르고, 비용이 거의 없고, 24시간 언제든 가능해요.
ChatGPT도 마찬가지예요. "30대 스타트업 마케터인 척해줘. 우리 제품의 어떤 부분이 불편할 것 같아?"라고 물으면 그럴듯한 답이 나와요.
PM 입장에서 솔깃할 수밖에 없어요. 고객을 직접 만나는 건 번거롭고 어려운데, AI가 대신해준다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죠.
그런데 실제로 해보면 이런 일이 생겨요
NN/G가 실제로 합성 유저를 테스트했어요. 진짜 유저와 같은 질문을 던져 비교했더니 차이가 명확했어요.
온라인 강의 연구를 합성 유저에게 돌렸을 때, 합성 유저들은 수강한 강의를 모두 완료했다고 답했어요. 각 강의가 지식과 역량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식으로요.
실제 유저들은 달랐어요. 바빠서 중간에 그만뒀고, 역할이 바뀌어서 멈췄고, 흥미를 잃었다고 했어요.
포럼도 마찬가지였어요. 합성 유저는 포럼이 매우 유용하다고 했어요. 실제 유저들은 인위적이고 쓸모없다며 거의 쓰지 않았어요.
NN/G는 이 결과를 이렇게 정리했어요. AI는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고 알려진 것을 말한다고요. 학술 문헌에 "포럼은 학습에 좋다"고 나와 있으니, AI는 그렇게 답하는 거예요.
더 결정적인 문제가 있어요. AI는 아첨해요
새로운 기능 아이디어를 AI에게 물어보면 어떻게 될까요.
거의 대부분 좋다고 해요. "혁신적이네요", "효율성이 높아질 것 같아요", "고객들이 좋아할 거예요."
NN/G 테스트에서 드론으로 의약품 샘플을 배달하는 앱 아이디어를 합성 유저에게 물었더니, 혁신적이고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어요.
이게 위험해요. 틀린 방향으로 자신 있게 나아가게 만들거든요. PM이 가장 경계해야 할 상황이 이거예요. 확신은 있는데 방향이 틀린 것.
AI가 절대 줄 수 없는 것이 있어요
Radical Product는 이렇게 표현해요. 합성 유저는 이미 문서화된 것만 말해준다고. 진짜 제품 기회는 아직 아무도 기록하지 않은 것, Unknown Unknowns에 있다고요. 그걸 발견하려면 직접 그 자리에 있어야 해요.
저도 고객을 직접 만나면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게 있어요. 고객의 진짜 문제는 첫 번째 대답에 없어요. 세 번째, 네 번째 질문 뒤에 나오거나, 침묵 뒤에 나오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에서 나와요. 그 순간은 그 자리에 있어야만 포착할 수 있어요.
AI 시대에 더 중요해지는 PM의 역량
요즘 PM들 사이에서 이런 불안이 있어요. AI가 기획서도 쓰고, 데이터 분석도 하고, 로드맵도 짜주는데, PM의 역할이 줄어드는 게 아닐까 하는 거예요.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볼 수 있어요.
AI를 잘 쓰는 건 이제 너무 당연해져요. 모든 PM이 AI로 기획서를 쓰고, AI로 경쟁사를 분석하고, AI로 페르소나를 만드는 시대가 오면, 그걸 잘한다고 해서 차별화가 되지 않아요.
오히려 AI가 못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PM이 더 희귀해져요.
NN/G는 2025년 UX 전망 글에서 이렇게 썼어요. 비판적 사고, 창의성, 판단력, 결과물과 결정을 식별하고 큐레이션하는 능력이 AI 시대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요.
그중에서도 고객의 문제를 직접 파고드는 것은, AI가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역량이에요. 침묵을 읽고, 예상치 못한 맥락을 발견하고, 첫 번째 대답 뒤에 있는 진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 이건 사람이 직접 그 자리에 있어야만 가능해요.
AI가 평균을 잘할수록, 평균에서 벗어난 것을 발견하는 사람의 가치가 올라가요.
이런 액션을 취해보세요
합성 유저를 준비 도구로만 써보세요.
고객을 만나기 전에, ChatGPT나 합성 유저로 그 직군의 일반적인 상황을 먼저 파악해요. 업계 용어를 익히고, 어떤 걸 물어볼지 초안을 잡는 거예요. 단, 거기서 나온 결과를 가설로 확정하지는 않아요. 검증이 필요한 후보로만 다뤄요.
아이디어 검증은 반드시 진짜 고객에게 하세요.
새 기능이나 방향을 AI에게 검증받지 마세요. AI는 대부분 좋다고 해요. "이런 걸 만들면 쓰실 것 같아요?"보다,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계세요?"를 진짜 고객에게 물어봐요.
지금 당장 주변에서 시작해도 괜찮아요.
고객을 만나는 게 막막하면, 타겟 고객에 가까운 주변 사람부터 시작해요. 30분 대화면 충분해요. AI가 절대 줄 수 없는 것들, 예상치 못한 맥락, 침묵, 첫 번째 대답 뒤의 이야기가 거기서 나와요.
근데 말이죠
합성 유저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요.
Stanford·Google DeepMind 연구에서 AI가 실제 사람 응답을 85% 정확도로 예측했다는 결과도 나왔어요. 지금 한계가 앞으로도 계속 한계일 거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AI가 줄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게 있어요. 합성 유저에 익숙해지면, 고객의 문제를 직접 파악하는 근육이 약해져요. 편한 것만 쓰다 보면, 불편하지만 중요한 것을 점점 안 하게 되거든요.
AI가 잘하는 건 AI에게 맡기세요. 그리고 AI가 못 하는 건 직접 하세요. 그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하는 PM이, AI 시대에 더 오래 살아남을 거예요.